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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 음식이다 평소와 다르지 않던 어린 날의 어느 날 유치원으로 전화가 결려왔다. 엄마였다. 선생님은 엄마가 나를 곧 데리러 올 거라고 말씀하셨다. 불과 일주일 전에만 해도 만난 사람을 이제는 볼 수 없게 되었다... 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인 7살 무렵 유치원이 끝나고 엄마 손을 잡고 집으로 가고 있었다. “내일 할머니 뵈러 홍천에 갈 거야.” 엄마가 나에게 말했다. 평소 할머니 댁에 놀러 가는 걸 좋아했던 형과 나는 그날 저녁 들뜬 마음으로 잠에 들었다. 할머니 댁으로 가는 차 안에서 형과 나는 할머니에게 부침개를 해달라고 할머니에게 전화했다. 바삭하지도 않고 간도 슴슴한 할머니의 부침개가 어렸을 땐 왜 그렇게 좋았는지. 그렇게 할머니 댁에 도착해서 형과 나는 계곡에서 진이 다 빠지도록 놀고 저녁을 먹은 다음 .. 2024. 3. 14.
극한의 것들을 경험한 적이 있다. 우리 모두 극한의 것들을 경험한 적이 있다. 그것은 슬픈 감정, 기쁜 감정만이 아니다. 상황으로 겪게될 때도 있고 체력적으로 한계를 느낄 때에도 있다. 체력적 한계라는 것이 주관적으로 극한의 요소 중 가장 평면적이고 간단한 주제라고 생각한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 스포츠 클럽이라는 활동을 한 적이 있는데, 당시 담임 선생님이 운영하시던 활동이다. 그래서 어거지로 시작하게 된 활동인데 평일부터 주말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활동하고 비가 오던, 눈이 오던, 해가 쨍하던 그런 부수적인 것들은 활동에 전혀 방해되지 않을 만큼 열정적인 활동이었다.-물론 아이들의 의견과 주관은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 그만큼 선생님의 기대 또한 컸기에 혼나기도 많이 혼났다. 후에는 그런 꾸짖음에 익숙해졌고 이런 고된 운동들 또한 익숙해.. 2024. 3. 13.
그러다 갑자기 입을 맞췄다. 여름이 가고 가을이 이제 막 와서 쌀쌀해질 때쯤에 그저 그런 사람을 만났다. 키는 178에 머리는 대충 부스스하지만 덩치 있는 몸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저 전에 내가 만난 사람들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처음 보자마자 긴장해서 손도 떨고 땀도 나는 모습이 아직까지도 생생하다. 서로 농담들을 주고받고 서로 고민도 얘기하고 하루하루 지날 때마다 더 알아가는 게 너무 좋았다. 항상 가벼운 마음으로 만나던 나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그 친구가 웃고 눈을 깜박이고, 숨을 쉬는 모든 게 특별해지고 소중해졌다. 쓰나미처럼 나에게 스며드는 것을 알았을 때쯤 돌이킬 수 없다는 걸 알았다. ‘정말 힘들겠구나.’ 하루하루가 특별했고, 소중했다. 왜인지 모르게 살면서 내가 이런 사랑을 받아도 되는 걸까 싶었다.. 2024.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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