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감정 메시지 에세이

극한의 것들을 경험한 적이 있다.

by 라이팅 매니저 2024. 3. 13.
728x90
반응형

우리 모두 극한의 것들을 경험한 적이 있다. 그것은 슬픈 감정, 기쁜 감정만이 아니다. 상황으로 겪게될 때도 있고 체력적으로 한계를 느낄 때에도 있다. 체력적 한계라는 것이 주관적으로 극한의 요소 중 가장 평면적이고 간단한 주제라고 생각한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 스포츠 클럽이라는 활동을 한 적이 있는데, 당시 담임 선생님이 운영하시던 활동이다. 그래서 어거지로 시작하게 된 활동인데 평일부터 주말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활동하고 비가 오던, 눈이 오던, 해가 쨍하던 그런 부수적인 것들은 활동에 전혀 방해되지 않을 만큼 열정적인 활동이었다.-물론 아이들의 의견과 주관은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 그만큼 선생님의 기대 또한 컸기에 혼나기도 많이 혼났다. 후에는 그런 꾸짖음에 익숙해졌고 이런 고된 운동들 또한 익숙해졌지만 아이들도 사람인지라 매번 선생님의 뜻대로 움직여줄 수 없었고 매일의 컨디션 또한 같을 수 없었다 게다 전문적으로 운동을 하는 국가대표 선수들도 아니었기에 컨디션을 조절하는 일이 능하지 못했다. 하지만 선생님은 그런 것 따위를 고려해 주시지 않았고 더욱 호통을 치셨다.

 

당시에 하던 운동은 네 종목이었고 잊을 수 없는 그날의 운동 종목은 줄넘기였다. 개인 줄넘기가 아닌 단체 줄넘기. 실수를 할 때마다 선생님의 눈치도 신경쓰였지만 운동이 팀전인지라 팀원들의 눈치가 굉장히 신경쓰였다. 사실은 무엇보다 굉장히 미안하고 죄책감이 들었다. 대회 시즌이라 계속해서 굴려진 탓에 힘이 다 빠진 아이들, 두 명의 아이는 박자에 맞춰 힘차게 줄을 돌리고 나머지 아이들은 그 박자에 맞춰 빠르게 줄을 넘는다. 한 마디로 단 한 명이 걸리더라도 타격을 입는 게임이다.

 

하지만 그날의 컨디션은 땅을 팠고 자꾸만 줄에 걸리는 발에 안 그래도 없던 힘은 더욱 빠진다. 줄넘기를 배우고 알게 된 사실인데 줄넘기라는 운동은 흐름이 가장 중요하다. 못하는 아이들이더라도 흐름만 맞는다면 선수처럼 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줄넘기에 능한 사람이더라도 흐름이 계속해서 끊긴다면 회복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렇게 나 하나로 깨지기 시작한 흐름은 그렇게 그렇게 깨진 흐름으로 나는 계속되는 실수를 반복하며 자연스레 전과 같이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끊긴 흐름을 다시 이어가려 힘 빠진 팔에 다시 세게 힘을 줘 줄을 돌리는 두 명의 아이와 자꾸만 흐름이 끊겨 힘이 빠지는 다리에 속도를 붙이는 나머지 아이들. 그리고 계속 노려보며 호통을 치시는 선생님에 나는 더 이상 힘을 낼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만 둘 수도 없었고, 체력에 다달은 상태에서 이도저도 못하며 남에게 피해만 주는 그날의 그 상황이 너무 지옥 같았고 이곳에서 당장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해보는 것까지는 해보자는 생각에 포기하지 않고 꾸역꾸역 줄을 넘었고 그 뒤로는 정신력으로 버텨 기억은 안 나지만 더 이상의 실수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어떻게 보면 고작 초등학교 고학년이었던 나에게 굉장히 혹독한 훈련이었지만 실상 이 활동을 꾸준히 일 년간 이행해온 결과 유리체력이었던 내가 체력이 늘었고 매번 체육대회 달리기를 하면 꼴등만 하던 내가, 운동에 대한 자신감도, 실질적인 능력 또한 없던 나에게 전과는 달리 자신감이 생겼고 그 자신감의 근거도 보이기 생겼다. 당시에는 구역질이 나오던 힘든 기억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체력도 늘었고 실력도 생기며 흥미도 생겼고 덕분에 대회까지 나가서 상을 타는 뜻깊고 흔하지 않은 경험도 하였기에 하길 잘했다 라는 생각을 했다.

 

현재는 운동으로 미래를 그리거나 전공으로 삼고 있지는 않지만 고등학생이 될 지금, 그때를 기점으로 체육 수업이 재미있어졌고 수행평가에 대한 결과 또한 상승했다. 또, 자의적으로 운동을 하기도 하며 더 이상 운동은 나와 별개가 아닌 일상에서 함께하는 것이 되었다. 그리고 체력적 한계를 겪어보니 더 이상의 힘든 일들을 시도하기가 무섭지 않고 버텨보는 능력이 생겼다.

 

나는 이러한 경험으로 인해 사람은 모두 어떠한 분야던 간에 한계를 경험에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그것에서 얻는 것들이 분명히 많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감정이 턱 끝까지 차올랐던 물건은 ‘줄넘기’이다.

반응형

'감정 메시지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터닝 포인트  (0) 2024.03.18
케케묵은 대못  (0) 2024.03.17
반에서 꼴등이네  (0) 2024.03.16
추억이 음식이다  (0) 2024.03.14
그러다 갑자기 입을 맞췄다.  (0) 2024.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