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났다. 그녀는 나에게 모든 것을 내어줄 만큼 나를 사랑한 걸까. 나는 가끔 그녀가 미웠는데 그녀는 나를 미워하지는 않았을까 궁금했다. 사실은 그녀를 사랑하고 좋아할수록 그녀의 마음을 확인하고 싶어졌다. 마음은 눈으로 볼 수 없기에 더욱 확인하고 싶어졌다. 내가 불안해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표현해 주기를 바랐다. 어쩌면 이기적일지도 모르는 마음이지만 나는 드디어 깨달은 것이다. 이후 나는내 마음, 내 진심을 전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게 됐다. 편지 속 내 진심.
나는 어렸을 적부터 글을 잘 쓴다는 칭찬을 자주 들었다. 그래서 친구들의 생일이나 연말 때 편지를 써주는 게 취미가 되었다. 매번 친구들에게만 쓰고 엄마에겐 쓴 적이 없어서 이번에는 엄마에게 써드리기로 했다. 나는 편지를 쓰면서 ‘내가 이 사람에게 진심으로 전하고 싶은 말은 뭐지?’ ‘전부터 전해주고 싶었던 말은 뭘까?’라고 생각하며 쓴다. 편지를 쓰는 그 시간만큼은 알지 못했던 내 마음을 제대로 들여다보는 순간이 되는 것 같다.
우리 부모님은 지원을 굉장히 많이 해주신다. 특히 엄마가 더 신경을 써주시는 편이다. 내가 하고 싶은 건 말리지 않고 지지해주시고 알아봐 주시면서 조언도 해주신다. 그래서 늘 항상 고맙고 미안했는데 이번 편지에 그 마음을 전하게 되었다. 사실 쓰면서도 내 뒷바라지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나를 생각해 주는 마음이 이렇게나 따뜻한지가 느껴져서 눈물이 났다.
하교 후 집에 가서 엄마에게 편지를 전해드렸는데 엄마도 읽으시면서 눈물을 보이셨다. 그 순간 이제껏 내 마음을, 진심을 전해드리지 못한 것이 너무 죄송스럽고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이 잘 전달된 것 같아 기뻐 덩달아 눈물이 날 뻔했다. 이후로 내 마음을 전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마음이란 건 평생토록 불변치 않는 매개체가 아니기에. 고이 간직하던 마음을 잊지 않고 전달하는 법을 잊지 않아야 한다.
“다음 생에는 엄마의 엄마로 태어나 엄마를 사랑해야지.”
인터넷 어디선가 보았던 문구다. 나는 이 문장대로 다음 생이 있다면 부디 엄마의 엄마로 태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건 사랑에서 비롯된 마음일까? 엄마에게 세상에 예쁜 모든 것을 가져다주고, 엄마가 하는 모든 이야기에 눈을 맞추며 웃어주고, 매번 엄마에게 져줘서 그녀를 항상 이기는 사람으로 만들고 싶다. 내가 받았던 사랑을 고스란히 그녀에게 전해주고 싶다. 내가 느꼈던 감정, 순간, 기분. 나는 엄마의 엄마가 되어서 엄마를 사랑하고 말 것이다. 이번 생에 엄마에게 받은 것이 너무나도 많으니 다음 생에는 꼭 엄마의 엄마로 태어나 엄마를 사무치게 사랑해야지.
우리는 살면서 진심을 전하는 일이 많지 않은 것 같다. 참으로 진심을 전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에 하지만 이번 기회에 상대에게 전하지 못한 마음을 전해보는 건 어떨까? 혹 상대방이 내 마음을 알아봐 주지 못할까 봐 무서울 수 있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알아줄 거라 굳게 믿는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나의 마음을 끝내 알아주었으니까. 내 마음의 반의반이라도 전달되길 바라며 계속 노력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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