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동안 살면서 감정이 턱 밑까지 차올랐던 순간을 생각하자니 화나고 속상했던 순간만 떠오르네요... 그래서 이번 에세이 글쓰기는 제가 가장 힘든 시기에 겪었던 화나고 억울했던 사건을 풀어보려고 해요. 얼마나 화나고 억울했으면 아직까지도 그때의 감정, 내가 본 광경 등등 모든 게 생생하게 기억나는 사건이에요. 그럼 시작해 보겠습니다.
바야흐로 2년 전.. 고등학교 입시 때문에 한참 바쁠 시기에 집-학교-학원-집-학교-학원 루틴으로 하루하루를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잠도 제대로 못 자는 상태로 바쁘게 보내고 있었는데 이 사건이 발생한 그 날은 평소와 똑같이 학교가 끝나자 마자 집과 2시간 거리에 떨어져 있는 부천에 있는 학원으로 이동해 밥도 못 먹고 6시간 연속 수업을 들었습니다. 그렇게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도착했는데 거실에는 작은언니가 누워있었어요. 그렇게 빈속이었던 저는 바로 냉장고로 향해서 조금 남아있던 음료수를 그냥 먹기 시작했어요. 양이 많았다면 컵에 따라 마셨겠지만 양이 조금 남아있으니 마시고 음료수 곽을 버릴 생각이었는데 물도 못 마신 상태여서 목넘김 소리가 조금 크게 들렸나봐요. 그러던 순간에 거실에 누워있던 작은언니가 자에게 한 마디를 했어요.
‘더러워’
그 소리가 얼마나 상처였는지 말이 안 나오더라고요. 밥도 물도 못 먹고 열심히 연습을 하고 집에 도착한 동생한테 ‘왔어?’ 인사 한 마디도 없던 작은언니라는 사람이 저에게 내뱉은 첫마디가 ‘더러워’라니 그런 말을 한 언니의 심리가 궁금해서 ‘뭐가 더러운데?’라고 물어봤더니 ‘컵에 따라 마셔’라고 대답이 돌아오더라고요. 앞 뒤 상황도 모르고 먼저 뱉는 작은언니의 막말에 저는 너무 어이가 없어서 실성한 웃음을 하고 아무 말 없이 뒤를 돌았는데 살다 보니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짜증나는 일’ 이라는 게 있더라고요.
그렇게 씻으러 욕실에 들어가려고 했는데 그때 저에 눈에는 평소 물을 절약한다고 목욕할 때 물을 받아둔 ‘대형 다라이’와 ‘욕실 바가지’였어요. 그렇게 분노가 점차 치미러 오르던 저는 화를 참지 못하고 인생 최대 분노를 터트리며 욕실 바가지에 물을 가득 퍼서 거실에 있는 작은언니를 향해 던졌습니다. 중학교 3학년이라는 사춘기 나이와 입시 때문에 쌓여있던 스트레스, 공복이라 예민함의 극치를 달렸던 저의 신경을 제대로 터트렸던 사건이죠.
18년 인생 중 누군가와 싸운 적이 적고 싸움을 싫어하는 저에게 누군가와 가장 많이 싸웠나요? 라고 묻는다면 그건 바로 작은언니라고 대답할 만큼 3살 터울의 작은언니와 초등학교 3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 때까지 정말 수많이 싸워왔고 화가 날 때마다 저에게 비속어는 물론이고 손찌검을 많이 했던 작은언니를 정말 싫어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태권도를 배우기 시작하고 더욱 잘 먹고 활동적으로 움직이며 폭풍 성장을 하면서 더 이상 작은언니의 손찌검에 그냥 넘어가지 않았죠.
원래는 작은언니의 욕 한 번에 눈물을 흘렸어요. 하지만 점차 상처를 받지 않는 단단한 멘탈이 갖춰지면서 언니에게 큰 일침을 날린 적이 있습니다.
‘내가 때리고 싶지 않아서 안 때리는 게 아니고 욕을 못 해서 안 하는 게 아니야, 나 다시 한 번 건들면 나도 언니라고 그냥 넘어가지 않을거야.’
그 뒤로 언니의 비속어 사용과 손찌검이 현저하게 줄어들었음을 느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불 같았던 제 입시가 끝나고 서로의 사춘기 시기가 지난 제가 고1, 언니가 20살 나이에 서로 대화를 하며 좋은 방향으로 싸웠을 때 대처법을 세워갔고 현재는 1년 동안 싸운 적이 1번도 없을 만큼 좋은 사이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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