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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메시지 에세이

까마귀를 보면 설레는 이유

by 라이팅 매니저 2024.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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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사람의 죽음은 그 누구도 미리 준비를 못 하는 이별이며, 살아계실 때 더 잘할걸이라며. 후회를 하게 된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느꼈다. 나의 정말 소중한 친할아버지와 이별을 하게 되었다.     

 

할아버지께서는 내가 태어나는 날에도 제일 먼저 나를 맞이하기 위해서 바로 달려오셨고, 내게 여러 가지 상황들 속에서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방법, 예시로 아기 오리들이 너무 예뻐도 어미가 있으니 건드리면 안 된다 등을 알려주셨으며, 체스나 탁구, 카드 게임, 테니스 등 여가생활을 즐기는 것을 도와주시고, 할머니께서 주무시고 계실 때 몰래 선반에 있던 설탕을 먹어보게 해주시는 것처럼 소소한 일탈과 설탕과 함께 있던 차(tea)의 향기를 맡으며 차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주셨다.     

 

또, 제일 중요한 사실은 다른 가족들이 내가 남자아이처럼 거칠게 놀고, 구르고, 동물을 정말 좋아하는 것을 아주 싫어해 내 행동을 고치고 싶어 했을 때, 할아버지께서는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시고 나의 그 모습을 인정해주셨다.     

 

그런 할아버지께서는 나에게는 천사 같은 분이셨다. 나를 많이 사랑해주셨고 그만큼 나도 할아버지는 정말 많이 사랑한다. 할아버지께서는 췌장암으로 많이 힘들어 하시는데도 그 아픈 몸을 이끌고 나에게 카샤(죽)을 만들어주려고 하신 분이다. 그때도 나는 눈물이 쏟아져 할아버지는 볼 수가 없었다. 몸이 망가지고 있는데도 나를 신경 써주셔서, 너무 감사드리는 마음에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결국에는 할머니께서 대신 만들어준다고 하셨는데, 그것마저도 너무 속상했었다. 어쩌면 그 죽이 할아버지께서 마지막으로 만들어주시는 죽일 수도 있는데, 그것을 못 먹게 되니 조금 아주 속상했었다. 그렇게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는데, 나는 그 한 달이 할아버지와 함께하는 마지막 순간일 줄 상상도 못 했다.      

 

그 후 한국에서 있다가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을 때,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슬픔과 쓰라림을 느껴 눈물도 나지 않았다. 전혀 준비를 못 한 상황이며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여 거의 감정들이 없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정신도 못 차리고 울고 있는 가족을 보니 그제야 나도 눈물이 미친 듯이 흘렀다. 어린 나이에 사랑하는 천사와 영원한 이별을 하게 되었다.      

 

시간이 좀 지난 후. 우리는 병으로 억울하게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위해 절에서 큰 제사를 해드렸다. 나는 어려서 제사에 집중을 못 하고 절의 다른 곳을 둘러보느라 보지는 못했지만, 어머니께서는 스님이 불을 지피셨을 때 연기처럼 새 한 마리가 날아오르는 것 같은 모습을 보셨다고 한다. 근데 소름 돋게도 스님은 할아버지께서 까마귀로 환생하셨을 것이라고 말씀을 해주셨다.   

  

할아버지께서는 넓은 세상을 여행해보고 싶으셨다. 세상을 여행해보고 싶으셨던 할아버지께서는 까마귀로 환생하셔서 분명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전 세계, 다양한 곳들을 다니셨을 것이다. 보통 사람들의 머릿속에 있는 까마귀의 이미지는 부정적인, 그렇게 좋지 않은, 운이 없는 그런 이미지로 있을 텐데, 나는 제사를 한 뒤로는 밖에서 까마귀를 볼 때마다 반갑고 설레는 기분이 든다. 금방이라도 까마귀 한 마리가 나에게 할아버지처럼 다정하고 반갑게 찾아올 것만 같은 생각을 들게 한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도 등굣길에 까마귀를 많이 보아 즐거운 등굣길이 되었다.     

 

그래서 깨달은 것은. 돌아가신 분을 생각할 때는 슬프고 부정적인 생각을 하기보다는 긍정적이고 밝은 생각, 즉 그분은 좋은 곳으로 가셨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 나와 그분 모두에게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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