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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메시지 에세이

그때의 습도, 그때의 떨리는 마음, 그때 그 음악실

by 라이팅 매니저 2024. 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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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er’ ... 나는 이 노래만 들으면 그때의 습도, 그때의 떨리는 마음, 그때 음악실에 들어오는 따뜻한 햇빛과 피아노에서 나는 나무 향기가 떠오른다. 평생 마음 한켠에 간직할 나의 소중한 이야기.

 

때는 막 중학교를 입학한 14살, 중학교 1학년 이제 막 적응했을 그 시기에 나에게 첫사랑이 찾아왔다. 나는 초등학교를 한번 전학을 가서 내가 전학을 간 사이 전학 가기 전 초등학교에 수 많은 친구들이 오고 가고 하여 동네 중학교에 입학했을 때는 내가 모르는 친구들과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하기 바빴다. 그 적응도 잘 못하였던 나에게 그 친구는 내 마음을 읽고 있는 것처럼 매번 다가와주고 도움을 주었다. 그 친구에게 마음이 조금씩 생겼던 계기를 생각해 보면 설레는 일들이 수없이 많았던 것 같다.       

 

수업 시간에 몰래 철없이 장난쳤던 날, 공부를 잘하는 모습, 단체 사진을 찍을 때면 항상 내 옆에 와주던 행동 등이 생각난다. 또 그 친구가 학원 친구들에게 나와 오래된 친구라며 시키지도 않은 이야기를 하고 다녔다는 말들이 주변에서 들려왔다. 그 얘기를 학교에도 얘기하고 다녀 같은 반 친구들은 물론 다른 반 친구들까지 알게 되었다. 그 덕분에 학교생활도 재밌었던 것 같다. 그 친구를 좋아했던 친구도 많았는데(짜증 나게도 인기가 많았었다.) 그 여자애가 나와 내 첫사랑이 소꿉친구인 것을 듣고 일부러 엮고 나를 질투를 하기도 하고.. 그리고 결정적인 피아노... 피아노는 참 나에게 많은 의미를 가지는 것 같다.     

 

 그 친구를 유치원 때부터 알고 지냈지만 나는 그 친구를 잊고 살았다. 지나가면서 마주쳐도 인사도 안 하고 어색한 사이였다. 그런 너가 어느 순간부터 나의 마음을 움직였다. 어쩌면 부모님끼리도 친한 친구를 좋아하게 되고 첫사랑이 되어 마음 한켠에 간직하고 있는 것이 웃긴 일인 것 같다. 내가 summer 악보를 보면 그 친구를 보며 설레고 좋아했던 마음과 그 친구가 내가 연주하는 것을 웃으며 듣고있던 모습, 음악실 구석에 앉아 피아노를 치던 내가 영화의 한 장면처럼 떠오른다.      

 

나는 항상 매번 음악시간에 먼저 올라가 피아노를 치고있곤 했다. 그 때에도 어느 때와 다름없이 먼저 올라가 피아노를 치고 있었는데 그 친구가 나에게 다가와서 summer 쳐주면 안되냐고 말을 건냈다. 나는 그 곡의 악보를 찾고 처음 쳐봤는데 멜로디는 알고 있었지만 내 생각대로 잘 쳐지지 않았다. 그 친구에게 내가 완벽하게 연주하는 것을 들려주기 위해 집에서 연습했던 기억이 있다. 다음 음악 시간에 나는 음악실에 일찍올라가 summer를 치고 있었다. 그 친구가 나에게 다가와 “나도 어렸을 때 피아노 배웠었는데” 라고 말하며 “나는 곡이 제일 좋은 것 같아.” 덧붙였다. 이 곡을 좋아한다며 나에게 말을 건내고, 옆에서 같이 듣고 있던 친구에게도 좋지 않냐고 웃으며 말하던 그 친구의 옆모습이 생생하게 남아있다.      

 

내가 그 친구가 나에게 설렘을 주던 일들 중에 피아노가 기억에 잊혀지지 않는지 생각을 해봤었다. 우리 중학교엔 합창 축제, 각 반끼리 무대를 꾸며 축제를 나가는 것이 있었다. 그 때 내 친구가 자신에게  내가 피아노를 치는 모습이 예뻐 보였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 말을 뒤늦게 들은 나는 그 친구를 향한 마음이 더 커졌다. 꾸밈없는 고백이 나의 마음을 크게 움직였다. 첫사랑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내 아픔은 무뎌지고 내가 설렜던 감정들이 미화되는 것 같다. 난 이 감정을 아직도 겪고있는 것 같다. 언젠간 그 친구만큼 좋은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다.      

 

내 청춘이었고 나의 첫사랑이며 다시는 그만큼 설렐 수 없을 것 같은 이야기를, 그냥 나의 첫사랑이었던 그 ‘너’를 글로 쓰고 싶었어. 넌 내 인생의 반환점이야. 시간이 지나면서 나의 기억이 희미해져가는게 마음이 아파. 내가 조금이라도 더 용기를 내었더라면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걱정을 하지 않았더라면 이 이야기의 마무리가 달라졌을까. 하지만 너를 좋아했던 것을 후회하지 않아. 내가 너를 좋아하면서 얻게 된 것들이 너무 많거든. 넌 내 인생에 다신 없을 첫사랑이고 청춘이야. 고마워, 너가 나의 청춘이 되어주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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