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서시 속의 말하는 이는 죽기 직전의 상황일 것 같다. 이 사람의 성격은 도덕적이고 정의로운 성격을 가지고 삶을 정의롭게 살았을것같다. 죽기 직전의 상황이지만 자연사나 질병사의 필연의 상황이 아닌 누군가의 의해, 사회로 인해 죽임 당할 수밖에 없는 운명에 처해있는 것 같다. 이러한 상황에 처한 이 삶을 불행해하거나 안타까워하지 않고 운명을 담담히 받아드리고 앞으로 얼마 남지 않은 이 삶을 최선을 다하여 부끄러워하지 않고 살아가려는 의지를 보이는 것 같다.
우선 첫 문장부터가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이라는 문장이 말해주듯 죽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암시를 해주고 있다. 죽는 날까지 부끄럼 없이 살아가고싶다는 이 사람은 분명 평생을 부끄럼 없이 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살아왔을 것이다. 그래서 죽는 날 까지도 부끄러움 없이 살고 싶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라는 문장을 보면 행동은 단단하지만 속은 감수성 많고 여린 사람일 것 같다. 잎새를 흔들만큼 여린 바람에도 괴로워 한다는 구절이 부끄럼 없이 살고싶다는 문장과 대비되어 자신의 행동이 하나라도 잘못된 것 같이 느껴지면 자괴감 들고 힘들어했을 모습들이 떠오른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라는 문장은 자연 친화적인 사람의 모습이 생각난다. 자기가 죽니마니 하는 마당에 자신과 같은 처지의 모든 것을 사랑할 수 있는 넓은 아량과 사랑을 배풀 수 있는 사람인것같아 다시 한번 대단하다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라는 문장은 다시 한번 무너지지 않는 이 사람의 모습을 나타내어 단단힌 내면을 보여주고 있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라는 문장은 이 사람이 죽을 마당에도, 사람이 사랑하는 모든 것이 죽어가고있는 이 상황에도 밤은 지나가고 별이 빛나고 바람은 부는 그런 영원한 시간의 흐름을 나타는 문장같이 약간은 절망적이고 고독한 분위기를 풍기지만 그럼에도 오늘밤은 살아있다는 일말의 희망을 보여주는 문장같아 나의 입장에서는 서글프고 약간은 안타깝게 느껴진다.
쌀알같은 희망을 담은 시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라는 문장이 가슴속에 오래 머물러있었다. 처음에는 문장이 아름답게 느껴저 여운이 남았고 여운이 남아 속 뜻을 생각해보았다. 별은 닿을 수 없는 존재, 어둠속에서 빛나는 존재 고로 희망이다. 노래는 희망, 소원을 말하는 소리들이다. 닿을 수 없는 희망을 원하는 마음, 최악 중 그나마 쌀알같은 최선을 찾아 희망을 갖는 것.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라는 문장은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인 나와 같은 처지의 모든 것들을 사랑하겠다. 사랑하다의 속 뜻은 살아가다이다. 그래서 이 말의 뜻은 죽어가는 모든 것들이 살았으면 좋겠다. 라는 의미로 나에게 다가왔다.
이 모든 해석을 한문장으로 표현해보자면 우리가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에 처했지만 살고싶다라는 희망의 빛을 잃어버리지 말자. 이런 문장이 완성된다. 시를 읽어보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것같아보이지만 시를 온전히 받아드리면 살고싶어하는 사람이 보인다. (조금 더 직관적으로 해석하자면 죽는 운명에 갇힌 사람들이 살고싶다라는 닿을 수 없는 희망을 말한다. 정도)
3연에 별도 희망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을것같다. 닿을 수 없는 희미한 희망이 바람이라는 차갑고 날카로운 현실에 스친다. 살고싶다는 희망을 무시하는 현실을 말하는 구절같다.
‘서시’와 ‘항거’ 의 연결
이 시를 읽고 영화 항거가 생각이 났다. 유관순 열사의 감옥 안에서의 생활을 그려낸 영화였는데 일제에 저항하다 감옥에 갇혀 발이 묶였는데도 불구하고 감옥 안에서도 만세운동을 하여 끝내 고문으로 사망하게 되는 독립영화이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죽을 위험을 감수하고도 독립운동을 해내셨다. 한 나라를 위해 한 사람의 인생을 바치는 아주 위대한 일을 해내신 것이다.
자세히는 기억이 안나지만 가장 생각나는 장면은 감옥에서는 날자와 시간을 알수가 없는데 수감자가 아닌 외부인에게 시간을 듣고 빨레하는 시간을 이용하여 다른 방 사람들과 1920년 3월 1일에 다시 만세운동을 하자라는 작전을 주고받고 그 작전을 이뤄낸 장면이 있다. 교도소 안에서 만세운동이 일어난 것이다. 남자 교도소와는 교류가 안되어 남자들은 독립운동을 하는지도 몰랐는데 만세소리를 듣고 남교도소에서도 만세운동을 함께 외쳐 감옥 밖에도 들릴정도로 큰 소리가 나는 장면이 감옥에 갇혀있을지언정 독립운동을 해야겠다는 의지가 가장 돋보이는 장면이였다.
그래서 이 장면이 왜 시와 연관이 있냐면 ‘죽는 날 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이라는 구절을 읽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장면이였다. 독립운동가에게는 감옥에 잡혔다고 일제에 수그리는 것이 가장 치욕스럽고 부끄러운 일이였을테니 죽음을 각오하고도 감옥 안에서의 만세운동이라는 결과까지 가져온게 아닐까.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라는 구절도 기억에 남는다. 유관순 열사가 독방 안에서 창문으로 눈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아련하게 바라보는 장면과 감옥에서 태어난 갓난 애기를 돌봐주는 장면이 떠올랐다. 이런 비참한 상황속에서도 생명은 태어나고 눈은 아름답게 내리니 이 아름다운 세상을 사랑할 수밖에 없던, 그 속에서 자신도 살고 싶다 라는 희망을 가진 캐릭더의 눈빛이 너무나 간절해서 기억에 남았다. 영화 중간중간에도 밖을 바라보면서 멍을 때리고있는 장면이 꽤나 있었는데 바깥세상을 원하는, 어쩔 수 없이 살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할수밖에없는 안타까움을 보여주고 있다.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라는 구절도 생각나는 장면이 있었는데 감옥에 끌려올 때 에도 고문을 당하러 갈 때 에도 독방에 끌려갈 때 에도 저항한번 안하는 유관순 열사를 보고 일본 군인들은 독한 여자라고 욕을 하는 장면이 있었다. 그 장면을 보고 되게 단단한 사람이라 느꼈고 자신이 한 일에 대해 부끄러움 없다는 듯이 저항하지 않는 모습이 정말 멋지다고 느껴졌다. 물론 저항하는 모습도 멋지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일제에 저항을 하는것이고 몸소 저항의 정석을 보여주는 사람이 있듯 자신만의 침묵이라는 방법으로 저항을 하는 모습이 어디에서도 볼 수 없던 방법이라 신선하게 다가와 기억에 많이 남았다. 지금 글을 쓰며 생각을 해보니 서시는 유관순 열사님의 인생과 가치관을 담은 시 인것같다.
70년 후 나에게
이 글을 70년 후 나에게 바치고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70년 후 나라면 88살이 되어 90세를 눈앞에 둔 장수한 동네 할머니가 되어있을 것이다. 손주들을 볼수있을지도 모른다. 아니 이미 죽어있을지도 모르겠다. 하루하루 생을 이어가는것에 고됨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세상을 떠날 때 쯔음 조금 더 살아보라고, 죽을 날이 정해져있다면 그때까지 부끄러움 없는 삶을 살아보라고, 희망을 잃지마라고 전해주고싶다. 시가 읽히는 그대로의 의미인 부끄러움 없이 살아 온몸으로 사랑하고 죽음을 담담히 받아드렸으면 좋겠다 라고 전해주고 싶고 내가 해석한 속 뜻인 희망을 잃지 말자 라는 메시지도 전해주고싶다. 너무 담담해하지는 말고 두려움에 시달리다가 아프게 죽지 말고 사랑하는 것을 곁에 잔뜩 끼고 행복하게 오래 살다가 잠들 듯이 눈 감았으면 좋겠다. 만약에내가 자손을 만든다 하면 그 아이들에게도 이 시를 들려주고싶다. 동화책 읽어주듯 시를 읽어주면서 유년시절을 낭만있게 보내는 삶을 선물해주고싶다.
또 다른이에게 선물
앞서 말했든 유관순 열사님을 비롯한 대한민국의 모든 이름 없는 독립운동가들에게 이 시를 전해주고싶다. 당신의 모든 행동은 헛되지 않았고 부끄러움이 없었다고 전해주고싶다. 가장 명예로운 죽음을 맞이하게된 그들에게 떠나는길이 외롭지 않게 이 시를 선물해주고싶다. 일제에 저항하는 모습과 독립하고싶다는 의지, 살고싶다는 희망을 가진 모든 순간들 중 헛되게 지나갔던 순간은 한 한순간도 없었다고 전해주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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