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알바하는 곳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처음엔 정말 착한 사장님이었는데 점점 매출이 늘수록 홀알바생들은 주방사람들보다 고생을 안하니 밥을 적게 먹으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그 말을 친한 직원언니에게 전해들었습니다. 원래는 메뉴 시키고 사이드를 시켜서 먹었는데 그 말을 들은 순간 이곳을 정말 나가고 싶었습니다. 이 말을 듣고 가장 화가 났던 건 홀이든 주방이든 서로 힘든 점이 있는건데 이해주시지 않았고 또 주방직원들도 사장님께 그 말을 들은 순간 아무 말도 해주지 않았다는 게 정말 화가 났습니다. 어떻게 그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는지... 이 알바는 제 첫 알바였습니다.
고등학교 입학하면서 주말에 집에만 있는 것이 심심해서 알바를 시작했는데 지원하는 데에서는 연락이 오지 않았고 여러 군데 넣어보다가 받아준 곳이 여기였습니다. 어렵게 구한자리인만큼 잘해보고 싶은 마음으로 일 했습니다. 처음엔 만두집이었는데 공사하면서 돈가츠집으로 바뀌는 순간에도 저는 그만두지 않고 열심히 일을 했습니다.
이 일을 하면서 단점이 정말 많았지만 장점 딱 2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원래 제가 여기서 1년 넘게 일하면서 아르바이트생들이 9~10명 정도 일하다 그만뒀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저 포함 4명의 언니들과 가장 친하게 지내었고 시간 날 때 만나서 놀고 일에 대한 불만이나 하소연을 하면서 이 일을 버틸 수 있었습니다. 일에 대한 얘기로 시작하면 정말 끝도 없이 얘기하였습니다. 밥 적게 시키라고 한 것도 이 언니들이 말해줬습니다. 그래서 언니들과 친해진 것이 첫 번째로 잘한 일인 것 같습니다.
두 번째로는 이 일을 하면서 제 성격이 많이 변했습니다. 중학교 1학년때 저는 활발한 친구였습니다. 밖에 나가서 노는 것도 좋아하는 친구였습니다. 하지만 중2가 되면서 코로나가 터지고 집 밖에 나올 수 없는 환경이 되자 집안에만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때 집에서 지내는 게 사람눈치도 안 봐도 되고 집에서 모든 일을 해결하니 너무 편했습니다. 그래서 중2, 3학년때는 정말 누구보다 조용히 지냈습니다. 어쩌면 나쁜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나는 또 다른 나를 성장하게 할 수 있는 시절이었던 거 같아 좋았습니다. 또 중1땐 활발한 성격 덕분에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는데 중2, 3땐 찐친 빼고는 다 멀어졌습니다. 근데 이게 더 저와 잘 맞는 생활이더라고요. 한마디로 말하면 MBTI 아시죠? E에서 I가 된 거죠. 그렇게 조용한 성격으로 고등학교에 입학했습니다. 고등학교 입학할 때 친구를 굳이 사귈 필요 없다는 생각이 들어 혼자 편하게 잘 다녔습니다. 그런데 정말 착한 친구들과 친해지게 되었고 그 무리엔 정말 다양한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그중 제가 중1때와 성격이 비슷한 친구를 만났습니다. 정말 활발하고 친구도 많고 밝은 친구였습니다. 근데 이와 정반대가 된 저는 고1 때 그 친구와 정말 많이 다퉜습니다. 저는 직설적이고 현실적인 반면 그 친구는 상상력이 풍부하고 감성적인 아이였습니다. 둘 다 개성 있는 성격이다 보니 다퉈도 그 친구가 상처를 많이 받더라고요. 그렇게 항상 다투다가 고2가 되어 같은 반이 되었습니다. 근데 제가 알바를 시작하면서부터 사회생활을 하고 사람들에 맞게 대하는 방법을 깨달았습니다. 학교생활 또한 사회생활이라고 생각하고 친구들 성격에 맞게 조금 자제하면서 더 이상 상처받지 않게 잘 지냈습니다. 이런 성격으로 지내니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고1 때 친해진 친구들이 저보고 많이 온순해졌다고 해주며 재밌는 학교생활을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진짜 제 성격을 숨기고 사람들에 맞게 대해주니 제 성격이 뭔지 잘 모르는 단점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쓰면서 생각해 보니 이 모든 게 제 성격인 것 같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알바를 하고 있지만 집에만 있는 것보다 밖에 정말 재미있는 일이 가득하고 나는 아직 알고 성장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고 많이 힘들지만 많은 깨달음을 주어서 이 알바가 고맙다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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