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운사에서의 ‘말하는 이’와 ‘시인’의 입장
글 시인 최영미는 아마 본인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을 잃은 것 같다. 꽃이라는 사랑의 감정, 혹은 임을 향한 내 감정을 통해 임을 그리워하는 것 같다. 그 사람을 처음 사랑했을 땐 여러 시간들이 지나갔고, 헤어질 땐 금방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 꽃의 향기, 예쁨, 추억을 잊지 못하여 그리워하는 내용인 것 같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첫만남이 시작되고, 서로 알아가며 서서히 호감이 생기다 결국 사랑에 빠지는 시인이 겪은 일을 시로 통해 알 수 있을 것 같다. 처음엔 상대방의 짝사랑으로 시작하였지만, 점점 그 사람에 대해 알아가며 나도 사랑에 빠지니 이미 그 이는 떠나버린 이후였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가는 그대여”의 시점에서 임은 이미 멀리 떠나가 버렸고, 나는 응원해주는 사람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존재가 되어버렸다. 나는 이제 막 임을 사랑하기 시작했는데, 벌써 멀리 가버렸다. 말하는 이는 어떤 감정이였을까.
시인이 ‘말하는 이’가 되어 직접 얘기를 전달하는 것 같다. 꽃이 피고 지며 그 꽃을 잊는 과정을 직접 보고 겪으며 시인의 입장이 상상되는 것 같다. 과연 말하는 이가 누구의 입장이였을지는 모르겠지만 이 시를 직접 옆에서 봤다면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안타까움과 불쌍함, 동정심일까 아니면 그저 한 사람의 이야기였을까. 확실한 것은 없지만 말하는 이도 이 시를 읽으며 뭉클하였을 것 같다.
임의 입장에서든 아니면 임과의 감정을 꽃이라고 표현하는 이든 둘 다 안타깝다고 생각한다. 임의 입장에선 내가 첫눈에 반하여 꼭 일상을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 생겼지만, 내가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지친다. 계속 내가 매달리는 것 같고 그 사람은 나를 과연 좋아해줄까 싶어 마음을 접고 떠난다. 상대편의 입장에선 나를 갑자기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고, 계속 나에게 호감을 표하며 관심이 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사람이 갑자기 생겨버렸다. 혼란스러울 수도 있고 아니면 그냥 그런가보다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사람과 함께 하며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고, 나를 많이 좋아해준 다는 것을 깨달아 자신도 그 사람을 좋아하게 되버렸지만, 이미 그 사람은 이런 나에게 지처 떠나버렸다.
서로의 입장이 모두 이해가 된다. 서로 모두 서로는 처음이다. 다 잘 맞을 순 없지만 마음이 있었지만 지쳐서 떠나버린 사람과 자신도 그 사람을 좋아하게 되었지만 그 사람이 지쳐 떠났다. 둘 다 자신이 미울 것이고 상대가 미울 것이다.
소제목 즐길 시간도 없었는데,
글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임 한 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 어렵게 꽃이 피듯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사랑이 무르익기까지 시간과 정성이 들었디. 그렇게 어렵게 사랑이란 꽃이 피었지만, 마치 떨어지는 벚꽃처럼 눈 깝빡할 세 갑자기 찾아왔다. 꽃을 즐길 시간도 없었는데, 이미 너무 시간이 지나버린 것인지 이미 꽃은 지고 없었다. 이 글을 읽으며 가장 생각이 많아지고, 이입도 되며 그 이미지가 상상이 되는 구절이였다. 이 구절을 읽으며 더 작품 속이 인물들에게 이입이 되었고 안타까웠다.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 그대가 처음 내 마음속에 들어왔을 때처럼 잊는 것도 그때와 같이 찰나였음 좋겠다고 말하고 있다. 임은 날 보고 이미 반했지만, 나는 아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서로 사랑하는 줄 알았지만, 이미 떠나버렸다. 이 글을 읽으며 인상 깊고 기억에 남는 문장들이였다.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을 계속 지켜봐오며 그 사람에 대해 알게 되고 나를 좋아해주었다. 그만큼 좋은 사람이였지만 이미 놓쳐버려 되돌릴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가는 그대여” - 그 이는 이미 떠나버렸다. 나에 대한 감정은 지쳐 접어두고 멀리 떠나갔다. 그렇게 멀리 떠나가며, 웃는 얼굴로 어떤 생각을 하였을까. 나에게 더 나은 사람을 만나라며 응원해주었을까 아니면 속이 후련해 웃었던 것일까.
소제목 나는 내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사람이였을까.
글 나는 내 주변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나를 좋은 시선으로 바라볼지,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볼지. 그것이 내가 인생을 어떻게 살아왔고, 잘 살아왔는지 바로 알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 나는 사람들에게 시에서처럼 하나의 꽃이였는지, 아니면 흔한 땅바닥에 잡초 중 하나인지 궁금하다.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같이 있으면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저 같이 있으면 즐겁고, 나를 꾸미거나 숨기지 않아도 되는 여러 휴식처 중 하나가 되고 싶다. 그래서 같이 있고 싶고, 자꾸 생각이 났으면 좋겠다. 흔히 말하는 베프가 아니여도 좋다. 그냥 같이 있고 싶은 사람으로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다.
만약 내가 죽어 장례식에 사람들이 온다면, 그리고 내가 진짜로 같이 있으면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는 사람이였다면 그 사람들에게 나는 꽃이였을까? 아니면 힘들 때만 부르는 이용수단? 지금은 그런 사람도 아니고 잘 모르겠지만, 그냥 없어지고 보니 내 인생에 중요한 사람이였으면 좋겠다. 익숙하여서 몰랐지만 없어지니 허전하고, 자주 봐서 몰랐지만 그 빈자리가 컸고, 없어지고 나니 미련이 많은 사람이 되고 싶다. 지금은 아직 아주 많이 부족하지만 10년 뒤, 50년 뒤에서라도 꼭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소제목 시를 읽으며 떠올렸던 것들
글 나는 ‘선운사에서’라는 시를 읽고 서툰 이별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아직은 서툰 사람이였고 이별이였지만, 이것도 하나의 경험이고 순간이다. 이런 경험을 토대로 더 강해지면 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글을 읽으며 파테코의 ‘이리온’이라는 노래가 떠올랐다. 이 노래 역시 떠나간 내 사람을 그리워하는 노래다. 가사에 보면 ‘이런 날이면 네가 떠올라요’, ‘그대여 나 없이 길을 잃었다면 내 곁에만 있어요.’라며 이미 떠나가버렸지만 아직 나는 그 사람을 사랑하며 미련과 추억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아직 당신을 잊지 못하여 그 이와 같이 있던 곳, 그때의 날씨 등이 계속 생각이 난다. 굉장히 감성적인 노래이며 혹시 그 사람도 아직 나를 그리워하지는 않을까 하는 가사가 절마다 있다. 이 노래와 이 시는 상황이 굉장히 잘 맞는 것 같다. ‘늦은 밤이면 길가에 주저않아 몰래 울고 있진 않나요.’라는 가사와 시를 같이 보았다. 떠나간 그 사람을 자신에게 대입해 혹시 그 사람도 나와 같이 않을까 하며 희망을 품고 있지만, 그 뒤에는 결국 슬픔 밖에 남지 않는다.
그 밖에도 떠오른 곡들이 몇가지 있다. 데이먼스 이어의 ‘죽지 않는 연인에게’라는 곡이다. 이 곡 또한 이별을 말하는 곡이다. ‘몸은 구겨져도 마음은 부풀어서 자다가도 자꾸 그대 쪽은 향해요’ 라는 가사가 첫 시작이다. 그대와의 헤어짐으로 이미 상처 받을대로 상처받았지만, 마음은 아직 당신을 좋아하고 그리워한다. 이미 끝난 사이지만 아직 너무 좋아해서 자다가도 그대 생각이 나고 꿈을 꾼다. ‘믿을 수 없어요 낯선 우리의 지금이, 아마 그날 그대 눈빛은 예언이었나봐.’ - 이 가사 또한 이 시와 굉장히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시에선 내가 임을 좋아할 때 임이 떠나갔고, 노래에선 한창 연애를 하던 예뻤던 우리가 이런 사이가 되었다는 것이 너무 어색하고, 그때 그 너의 눈빛은 이미 이별을 결심한 후였던 것을 깨달았다. 시에서는 과연 내가 임을 좋아하기 시작했을 때 임은 나를 두고갈 준비를 하고 있었단 것을 알고 있었을까? 꽃처럼 예뻤던 우리가 어쩌면 이렇게 허무하게 끝나게 될 것이였단 것을 노래와 시속 인물 모두 알고 있었을까? 과연 알고 있었다면 왜 마음의 준비를 하지 않고 계속 서로 좋아하고 행복할 것이라고 믿었던 것일까.
‘이 시간은 시대가 될 걸 알아요. 우리는 이불 속에 기록되겠죠. 문자가 아닌 향수로 쓰여져서 우리 둘만 해석을 할 수 있어요.’ - 시의 입장으로 대입해보면 나에겐 그대가 아닌 그대의 향기 밖에 남지 않아서 우리 둘만 우리 둘만의 추억을 되돌릴 수 있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 하는 것 같다. ‘이 시간은 시대가 될 걸 알아요’라는 가사는 아직 우리가 헤어진 것은 기록이 되었을 경우 시간으로, 혹은 날짜로 기록이 되겠지만, 결국 우리는 영영 다시 만나지 못하여 시간이 아닌 시대가 벌여질 동안 그리워만 할 것이다.
‘넌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순간에 살아있어.’ - 결국은 깨달은 것 같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는 모르겠지만 너는 이제 돌아오지 않고,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순간, 나와는 이제 영영 끝인 순간 속에 살아있다는 말이 가슴에 와닿았다. 너무나도 슬프지만 이미 너는 떠나가버렸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너를 그리워하며 추억하는 것 뿐이지만, 다시 돌아갈 순 없다는 것은 이미 깨달아버렸다. 이제는 그대와의 추억은 잊어버리고 나의 삶을 살으러 간다. 슬프지만, 어쩔 수 없기에 이대로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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