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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메시지 에세이

감히 끝가지 해보고 포기하라고 말하고 싶다.

by 라이팅 매니저 2024.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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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종이를 쓸 때 가장 자신감이 없어지는 순간은 그림을 그릴 때 이다. 내가 그림에 재능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던 순간은 8살 때 미술시간 이었다. 

 

선생님은 종이에 사람과 자연을 그리라고 하셨고 내가 생각한대로 그림을 삼십분동안 그렸고, 선생님께 검사를 받으러 갔다. 선생님께서는 팔다리가 너무 짧다며 짜증나신 말투로 내 그림에 연필로 덧대어 벅벅 그리셨다. 마치 내가 잘 못한거같은 기분이 들었고 속상하기도 했다. 그렇게 자리로 다시 돌아가 선생님이 그리신 연필자국을 지우며 다시 그림을 그리며 이렇게 하는게 맞을까? 생각하며 자신감이 없어졌었다. 그 미술시간이 내가 그림을  못 그린다라고 인생에서 처음 느낀 순간이었으며 후에 학교 미술시간이 싫어졌었다. 미술학원도 다녀보았지만 흥미를 전혀 느끼지 못해 금방 그만두었다. 

 

중학생이 되어서 미술 수행평가 시간이 있었는데, 선생님이 반 친구들 그림을 하나하나 보시면서 피드백을 해주셨었다. 내 그림 차례가 되었고 선생님은 아무말 없이 넘기셨다. 선생님의 피드백을 기대하고 있었던 나에게는 무시를 당한 기분이었고 선생님의 의도는 모르겠으나 워낙에 그림을 못 그린다고 생각했어서인지 안 좋은쪽으로만 계속 생각이 됐었다. 그 후로는 포기를 하게되어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또 내가 종이를 볼 때 제일 화나는 순간은 수학 공부를 할 때 였다. 7살 때부터 덧셈뺄셈이 이해가 안 됐고 9살에는 나누기가, 11살에는 분수가, 13살엔 각기둥이 15살엔 루트가 날 힘들게 했다. 수학이 정말 하나도 이해가 가지않아서 여름방학에도 학교를 나와야 했으며 제일 싫어하는 수학을 하면서 이해 못하는 나에게 짜증을 내고 종이를 구기기도 하며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었다. 수학은 그렇게 나와 앙숙을 쌓아갔고 제일 두근거리는 순간은 수학 문제를 발표시킬 때인데, 틀리면 수학을 못하는 바보라고 생각할까봐 불안하고 두려워서 선생님 눈을 최대한 안 마주치려고 했던 기억이 여럿 있다. 

 

이런 나도 수학공부를 열심히 했었던적이 있는데 그건 15살 때 친구의 조언 덕분이었다. 진로가 명확하지 않은 나에게 공부라도 열심히 해야 미래에 진로를 정할 때 수월하지 않겠냐며 얘기했고 마치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 들며 중간고사, 기말고사 모두 내 의지로, 내 손으로 매일매일 수학 공부를 했던 기억이 있다. 

 

사실 결과는 좋지 못했다. 만족하는 점수가 아니었지만 크게 기분 나쁘지 않았다. 왜냐면 난 노력했고 공부를 해가는 과정에서 내 스스로 무언가를 한다는 자체가 나를 성장 할 수 있게 했던 큰 요소가 아니었을까 생각했다. 

 

당신도 싫어하는 무언가를 열심히 해본적이 있는가? 어떨 때는 빠른 포기가 답이라는 말도 있기도 하고 끝까지 해보고 포기하라는 말도 있고 각자의 생각은 다르기에 내가 이렇게 하라라고 단정지어 말할 순 없지만 둘의 차이는 확실하다. 나는 감히 끝까지 해보고 포기하라고 말하고 싶다. 과정 속에서 성장하는 나를 느끼고 다음에 더 잘 해보면 되니까. 사람마다 성격도 다 다르고 잘하는 것 못하는 것 또한 다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고 손재주가 부족한 내 자신을 받아들이고 가진것에 만족하며 살아가려 한다면 어떨까? 잘 하고 싶다면 열심히 노력해보면 되는거고, 실패한다고 해도 받아들이고 당당하게 살아가면 문제 될 건 없다고 생각한다. 또 실패한다고 해도 다음은 있다. 이 말을 나에게 먼저 하고 싶다. 도전을 두려워 말고 끝까지 해보라고. 

 

당신에게 종이란 무엇인가? 살면서 종이를 안 써본 사람은 없을정도로 우리 생활에 밀접 해 있는 물건, 종이는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다. 나에게 종이란 삶을 좌지우지 할 지도 모를 시험지이자, 가까운 사람에게 낯 간지러워 하지 못했던 진심을 적을 수 있는 편지이자, 부모님께 효도 할 수 있는 돈이자, 자기개발을 할 수 있는 책, 성실함을 알 수 있는 출석부, 공부를 할 수 있는 교과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스케치북,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가 보이는 이력서이다. 이 외에도 종이에 쓰임은 무궁무진 하다. 종이는 우리의 삶에 없으면 안되는 존재가 되었다. 이런 나도 누군가에게 종이같은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다. 당신에게 종이와 같은 존재가 있는가? 아니면 당신이 누군가에게 종이같은 존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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