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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케이팝

하루살이를 읽으며.

by 라이팅 매니저 2025.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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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ss_WdwNGawM?si=B4pDHIXasP_D2coh

 

 

내가 소개하고 싶은 노래는 추운 겨울과 아주 잘 어울리는 한로로의 하루살이이다. 노래의 가사 중 우린 마치 겨울 향기 품에 한긴 초록빛같아 너도 그럴까라는 가사에서 직유법이 사용되었는데 직유법이란 어떤 대상을 다른 대상에 처럼’, ‘같이’, ‘같은등의 연결어를 사용해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표현법이다. 이 가사의 의미는 차갑고 쓸쓸한 겨울 향기 속에 성장, 따뜻함, 희망을 상징하는 초록빛이 안겨있다. , 서로의 존재가 차가운 현실 속에서 따뜻함을 준다는 의미라고 생각된다. 직유법의 예시로는 그녀는 꽃처럼 아름답다.” 같이 사용할 수 있다.

 

어쩌면 이 모든 건 우리란 하루살이의 마지막 발악일지 몰라라는 가사에서 ‘’하루살이라는 생물을 통해 인간의 삶이나 관계의 덧없음을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은유법이란 대상이나 상황을 다른 대상에 직접 빗대어 표현하는 비유법이다. 예를들어 인생은 여행이다.”처럼 사용할 수 있다. 하루살이는 삶의 짧음과 덧없음을 상징하기 때문에 인간의 한정적인 사랑이나 관계에 놓인 두 사람의 절박함과 불안을 표현한 가사라고 생각한다.

 

내게 가장 인상 깊었던 가사는 네가 아무렇지 않게 웃던 밤 나는 처음으로 죽어 울었어라는 가사이다. 첫 소절에서 우린 마치 겨울 향기 품에 안긴 초록빛같아 너도 그럴까라는 가사에 너도 그럴까라는 말이 마치 연인 관계가 동등하지 않은, 갑과 을이 존재하는 연애인건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인상 깊었던 저 가사를 보고 사실 둘은 위태로운 관계에 처해있고 한쪽은 이미 이별을 준비하고 있던 것 아닐까 싶다. 어쩌면 화자는 점점 식어가는 상대에 대한 마음이 두렵고 죄책감을 느꼈을 것이다. 혹은 이런 마음을 몰라주는 상대가 미웠을 것이다. 저 가사는 이런 마음들을 담아낸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 이것들은 나의 해석일 뿐 이 곡을 만든 한로로의 의도는 다르다. 한로로의 타이틀 앨범 멘트에는 “’하루살이는 나의 곁을 떠나간 사람들과의 영원할 약속, 미뤄뒀던 마지막 인사를 담아낸 곡입니다. 올해 여러 이별을 접하며 깨달은 것은, 우리는 언제 죽어 언제 다시 태어날지 모르는 불확실함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내가 오늘을 이토록 사랑하려는 이유입니다. 우리의 땅은 당신의 소멸로 잠식되어 나 혼자 덩그러니 남아있어요. 나도 슬슬 눈이 감깁니다. 그래도 우리는 또 한 번 연을 맺기로 약속했잖아요. 다시 만납시다. 웃음 짓는 당신을 울릴 수 있던 바다 위에서.”라고 쓰여져 있다.

 

또한 나는 단순히 흔하디흔한 한 사랑이 끝나가는 과정을 묘사한 것 같다고 해석한 네가 아무렇지 않게 웃던 밤 나는 처음으로 죽어 울었어라는 가사가 뮤비와 한로로의 앨범 멘트를 보며 해석하면 죽을만큼 울었다, 그만큼 아픈 이별이고 그게 누군가의 죽음과도 관련이 있다고 생각할수도 있을 것 같다. ’죽어 울었다라는 표현이 나는 그저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도록 혼자 쓸쓸히 참아낸 울음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사실 죽을만큼 목놓아 울었다. 라고도 생각할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을 주는 해석이었다. 하루살이는 유충으로만 몇 개월을 살다가 날개를 단 뒤 단 며칠만 살고 죽는다. 내가 해석한 하루살이가 이렇다.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그 누구나 하루살이가 된다. 위태롭고 위험하다. 그런데 한로로의 하루살이는오랫동안 외로웠던 하루살이의 나날들이 찬란한 어떤 순간을 위해 웅크리고 있는 과정일 뿐이라고 설명한다.

 

정답은 없지만 솔직히 고르자면 한로로의 하루살이가 더 멋진 해석이지 않나 싶다. 한로로의 노래는 크고 웅장한 밴드 형식의 노래가 많다. 하지만 화려한 사운드 속에 숨겨진 담백하고 깊은, 서정적인 가사가 한로로의 트레이드마크라고 생각한다. 한로로의 가사는 듣기만 해서는 이해하기 어렵다. 두 번, 세 번 곱씹으며 천천히 읽고 이해하는 재미가 있다. 가사를 여러번 읽어봐도 이해가 안되기도 한다. 하지만 나만의 해석으로 노래를 풀어내면 그것만큼 재밌는 것도 없다. 읽는 사람마다 다르게 이해하고 심지어 가사를 쓴 한로로가 전하려 한 의도와도 전혀 다르게 해석이 될 때도 있다. 나는 이렇게 곱씹으며 읽는 가사가 참 좋다. 요즘 보기 힘든 작사이다. 그저 대중성, 중독성만 중시하는 요즘 트렌드를 벗어나 자신이 하고싶은 음악을 해내는 한로로를 응원하고 싶다.

 

한로로는 외고를 졸업한 뒤 건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재학중이였다. 2020, 인스타그램에서 초승이라는 아티스트의 뮤직비디오를 보고 갑자기 음악이 하고 싶다는 생각에 studio MOS에 연락하게 되었다. 회사로부터 데모곡을 들어보고 싶다고 연락이 왔고 음악과 관련된 교육은 전혀 받아본 적이 없던 한로로는 고등학생 때 부모님이 사주신 우쿨렐레와 노트북에 무료 작곡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두 달동안 두 개의 데모곡을 만들었고 회사에 제출한 뒤 멋진 음악을 만들 수 있겠다는 회사의 긍적적인 반응으로 2021년 초, 소속사 최초의 연습생으로 입사하게 된다. 그렇게 2022314, ’입춘으로 데뷔를 하게 된다. 한로로는 본인의 노래 뿐만 아니라 보이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노래를 프로듀싱 하기도 하고 태연의 수록곡 작곡을 맡기도 하였다.

 

하루살이 뮤비를 보면 지수와 이재라는 인물이 나온다. 지수는 한로로의 본명이고 이재는 뮤비에 출연하는 배우의 이름이다. 뮤비는 지수와 이재의 이별을 다루고 있다. 이별하는 대상의 이름이 이재라는 것에도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이제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이름인데 이제는 현재, 코앞의 미래를 의미한다. 어쩌면 이재가 떠나는 일은 지수에게는 당장 코앞의 미래부터 사라지는 느낌이 아니었을까 싶다.

 

가사중 젖어버린 서툰 편지 이제 그만 띄어 보낼래라는 가사가 있다. 뮤비에서 지수와 이재가 이별을 준비하면서 서로에게 써준 편지를 비춰준다. 노래 하루살이는 이재가 지수에게 써준 편지에 대한 답장인 것 같다고 생각한다. 다음은 이재가 지수에게 써준 편지이다. “DEAR. 지수. 안녕 지수야? 막상 헤어져보니 별 거 아니지. 괜히 걱정하는거라고 했잖아 내가. 사실 말은 이렇게 해도 너처럼 나에게 소중한 사람과의 이별말이야. 그치만 떠나는 사람이야 떠나면 그만이지만, 힘든 건 결국 남겨진 사람의 몫이라 내가 많이 미안해. 내가 본 영화에 이런 대사가 나와. ’그 사람이 너무 보고 싶으면 그 사람 신발을 신고, 그 사람 가방을 들고, 그 사람과 함께 거닐던 길에 가봐. 같이 있는 것 같아서 조금은 덜 그리워하게 될거야.’ 그때는 보면서 오히려 더 고통스러운 거 아닐까 싶었는데, 오히려 누군가를 추억할 수 있다는게 가장 좋은 이별 방법이 아닐까 해. 그러니 너도 한 번 해봐! 내가 준 머리핀 있지? 그거 이쁘게 하고, 같이 뛰어놀던 바다로 와. 거기서 너 올 때까지 기다릴게.” 이 편지에서 이재가 지수에게 선물한 머리핀을 하고 바다로 오면 지수가 올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했고 뮤비에서는 결국 둘이 나비 모양 머리핀을 하고 바다에서 만난다. 가사 중 아꼈던 마지막 소원을 들어줄 수 있니 다음 봄에는 우리 바다에서 태어나자.” 라는 마지막 소원이 이루어졌음을 암시하는 장면이었다.

 

이 노래가 시작할 때는 우린 마치 겨울향기 속에 안긴 초록빛같다 라며 봄에 겨울속에 새싹이 자라나듯 이재와 지수의 만남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둘은 추운 겨울을 맞아 이별했고 다시 찾아온 봄에는 좋아했던 바다에서 다시 만났다. 하루살이 하나가 죽고 새로운 개체가 태어나 종을 이어가듯 우리라는 하루살이도 새로운 봄을 맞이하며 살아간다. 이재와 지수는 청춘을 겪고 있는 우리 모두를 상징하는 존재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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