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는 사랑 노래가 아주 많다. 그걸 표현하는 가사가 첫만남이든 짝사랑이든 친구 사이에서 발전 되는 이런 노래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다. 나는 평소 인디 음악을 좋아한다. 인디 밴드의 노래는 대부분 사랑에 관련된 노래인 것 같다. 나는 왠만하면 가사에 크게 의미를 부여하진 않지만 들어보고 가사가 예쁘면 하루 종일 그 가사를 다시 생각해본다. 나에게 이 노래가 그 노래 중 하나였다. 이 노래엔 낭만과 젊음, 사랑과 기다림, 다툼과 표현 등이 글로 너무 잘 표현되어있다.
“언제라도 쉽고 빠르게 표현하고, 맘에 없는 말은 절대 고민하지 않고, 뭔가 아쉬울 땐, 밤 지새우고” 이 가사에선 우리가 진정한 사랑임을 표현하는 것 같다. 언제라도 쉽고 빠르게 표현한다는 것은 모든 연인들이 하지만, 겉으로만 사랑을 표현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다음 가사인 맘에 없는 말은 절대 고민하지 않고 라는 가사에서 진짜 사랑임을 말해주는 것 같다. 사랑을 하면 생각보다 사랑해라는 말과 보고 싶다는 등 애정표현을 많이 한다. 만약 상대방이 나에게 사랑한다고 하면 나는 일단 애인이니까 ‘나도 사랑해’ 라고 하는 사람들이 은근히 있다. 그걸 듣는 사람에게 말을 했을 때 말하는 사람은 모르겠지만 듣는 사람은 얼마 지나지 않아 깨닫는다. 얘가 날 사랑하지 않는 건가? 내가 귀찮나?라며 생각하고 이걸로 헤어진다. 말 그대로 겉뿐인 사랑이다.
하지만 이 가사에선 마음에 없는 말은 절대 고민하지 않는다 했다. 얘가 나를 사랑한다 혹은 보고 싶다 해줬으니 나도 해줘야겠지? 이런 게 아니라 얘가 나에게 진심을 표현해줬으니 나도 나의 진심을 상대방에게 표현한다. 별 거 아닌 것 같아도, 마음은 큰 힘이다. 마음이 없다면 진심도 없을 것이다. 서로에게 믿음을 주고 진심을 전하고 마음에 없는 말은 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론 좀 부러웠다. 다음 가사인 ‘뭔가 아쉬울 땐, 밤 지새우고’는 우리는 계속 함께 있다는 것 같다. 말 그대로 몸이 같이 있는 것이 아니라도 그 사람과 만난 후 집에 갈 시간이 되어 헤어지게 되었다. 하지만 너무 보고 싶다. 다들 한 번씩 있을 것이다. 방금 봤지만 또 보고 싶고, 전화나 연락을 끊는 것이 싫고, 목소리를 듣고 싶고, 같이 밤을 지새우고 싶었던 적 말이다. 짧고 별 거 아닌 것 같은 가사로 보여도 모든 것엔 의미가 담겨 있다. 만났지만 너무 아쉬워 같이 밤을 지새고 싶었다. 정말 큰 사랑이다.
이 노래의 도입부에선 “우린 아직 흑백영화처럼 사랑하고”라고 말한다. 이 가사는 내가 보기엔 옛날 그 시대처럼 낭만있고 어떻게 보면 투박하지만, 멋을 부리지 않는 정직한 사랑으로 해석된다. 서로의 존재 자체가 아름답고도 사랑스러워 둘의 모습을 흑백영화처럼 사랑한다는 가사로 쓴 것 같다.
“남들이 아니라는 것도 상관 없지. 우린 같은 템포, 다른 노래인 거야” 이 가사가 난 다음으로 눈에 들어왔다. 남들이 만약 우리가 맞지 않다고 해도 우린 서로 사랑한다. 어쩌면 남들이 거부하기 때문에 반항심에 더 그러는 척일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히 이 가사의 주인공은 상대방을 사랑하고 있다. 바로 다음 가사에서 알아볼 수 있다. 은유법을 사용하여 ‘우리는 같은 템포(같은 사랑의 크기)이지만, 결국 우린 다른 노래였던 거야(다른 성격, 가치관)’라는 가사다. 그냥 보면 ‘그냥 우리는 안 맞는다는 가사 아니야?’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좀 더 의미를 찾아보고 싶었다. 결국 사랑하지 않는다면 진심으로 우리의 사이를 걱정하지 않는다. 그리고 우리가 맞지 않다고 해도, 맞추기 위해 노력한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그 모습을 사랑하고 받아드리는 과정에서 점점 안정된 모습을 찾아간다.
“자기야 나는 너를 매일 다른 이유로 더 사랑했었고” 처음 들었을 땐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매일 다른 이유로 사랑한 다는 것이 무슨 말이지? 다른 사람처럼 행동한 다는 것인가?라고 생각했다. 나는 궁금한 건 다 찾아본다. 그래서 가사의 뜻을 찾아보았다. 여러 해석들만 있고 확실한 답이 없었다. 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해석은 ‘나는 네가 어떤 모습이라도 그 사소한 것 모두 사랑해’라는 해석이였다. 너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던, 어떤 결정을 하던 나는 너의 있는 그대로를 너무 사랑한다는 것이다. 이런 해석들이 내가 이런 인디 음악들을 좋아하는 이유다. 처음 들었을 땐 무슨 뜻인지 잘 이해가 안 돼도 뜻을 알아차리면 그 깊은 매력에 빠져든다. 대부분은 비슷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나는 이런 노래가 좋다.
이 가사를 보면 검정치마의 ‘everything’이라는 노래도 떠오른다. 이 노래의 가사중엔 ‘넌 내 모든 거야. 내 여름이고, 내 꿈이야.’라는 소절이 있다. 검정치마는 가사를 문학적으로 정말 잘 쓰는 것 같다. 너를 너무너무 사랑하여 너는 나의 모든 것이다. 너의 사소한 것 하나하나가 너를 사랑하는 이유다라고 짧은 가사 몇마디로 전해주는 것 같다.
공감이 되는 가사 하나가 있다. “네가 없는 날은 어떻게든 흘러가기만 기다려”라는 가사다. 왜 많은 가사중 이 부분이 공감이 됐냐면, 전에는 연애를 할 때 그 사람이 너무나도 보고 싶었다. 방금 봤지만 또 보고 싶고, 같이 있지만 또 보고 싶었다. 그래서 약속을 잡으면 그 날이 되기까지 시간이 너무 긴 것처럼 느껴졌다. 사랑은 참 이상한 것 같다. 같이 있는데 더 보고 싶게 하고, 방금 봤는데 또 보고 싶게 하고, 같이 있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이런 경험들이 이 가사와 옛날의 나를 겹쳐보이게 만들어줬다. 네가 없는 사루는 너무도 지겹고도 외롭고 힘들어서 어떻게든 이 시간들이 흘러가 네가 있는 시간대로 가도록 기다린다. 이 말뜻이 공감이 되어서 그런진 몰라도 너무 예뻐보였다.
“아직 더 서투르고 솔직해야 하지만, 반복에 기계처럼 계산하고 준비된 사람들” 서투르고 솔직해야 하는 모습, 연인끼리 함께한 시간이 점차 길어질 때. 함께한 시간이 길어지고 우리는 점차 표현의 안정, 행동의 안정을 가져진다. 매번 기계처럼 꾸미고 고급 음식을 먹는 이런 행동을 할 순 없다. 완벽을 추구한다며 여러 부분을 따지는 짧은 연애를 이루는 사람들을 난 기계와 겹쳐 보았다. 내가 아깝다거나, 걔가 쓰레기였다거나 이런 일들의 반복이다. 양쪽의 의견을 들어보면 막상 그정도로 욕을 먹을 일도 아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말하듯 가해자는 기억하지 못한다. 진짜로 기억하지 못한다는 건 아니다. 마치 기억을 못 하는 것처럼 자기에게 유리한 부분만 말하고, 상대를 깎아내린다. 너무 반복되어 지겹고, 똑같은 일들의 반복이다.
이 노래의 제목인 01:05 한시 오분은 시계의 시힘과 분침이 자정을 넘어 처음 겹치게 되는 부분이다. 서로의 시간대와 속도와 그 크기가 다르지만, 우린 언제나 함께 있다는 뜻일까? 이 노래가 왜 한시 오분일까. 서로 맞지 않는 우리가 결국 사랑을 하는 그런 뜻을 노린 것일까? 이것도 궁금하여 해석을 찾아보았다. 이 노래가 들어있는 앨범 3집 “TAEM BABY”는 사랑, 그리고 보고 있어도 보고 싶어지는 그리움을 담았다고 한다. 그 속의 01:05는 지금 사랑을 하고 있는 당신과, 그런 당신의 편에 서있는 사람을 위한 소중한 연작 중 하나라 한다. 음악은 시대가 얼마나 지나든 그 가치가 바뀌지 않는다. 이 노래처럼 우리의 사랑은 시간이 지나던 며칠이 지나던 몇년, 몇십년이 지나던 그 가치가 바뀌지 않는, 최고의 영화 중 하나였음 좋겠다.
'내 인생의 케이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너무 작은 것들까지 사랑하면 안 되는 이유 (1) | 2025.01.10 |
---|---|
꿈을 잃어가는 사람들을 위로 할수 있는 곡 (0) | 2025.01.10 |
문득 보고 싶은 맘이 창밖에 막 차오를 때 (0) | 2025.01.10 |
진짜 졸업 같은 졸업 (4) | 2025.01.10 |
공감과 위로의 노래 (3) | 2025.01.10 |